블로그를 시작하기 앞서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싶기는 하지만 정작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나요.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기 전에 장비부터 잔뜩 사고 본다던가, 관련된 책을 잔뜩 사서는 정독하고 난 뒤에 시작해야지 생각하고 정작 시작은 미뤄버리다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하루는 책을 읽다 문득 마음에 확 와닿은 말이 있었어요:
모든 정보를 다 가지고 시작하려고 하면 절대 시작하지 못한다. 일단 시작부터 해라.
제게 블로그는 그런 존재였어요. 시작해서 하나 꾸준히 키워가고는 싶지만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또 무엇을 알아두어야 할지 몰라서 '조금 더 알아보고 시작하자'며 미뤄두기만 하기를 몇 년. 그 기간 동안 딱히 열심히 알아보거나 대단한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시간만 지나가버린 것이죠.
기록의 중요성
저와 비슷한 출발 선상에 있던 친구가 있었어요. 관심사가 비슷해서 둘이 이야기하면 시간가는 줄 몰랐었는데, 하나 다른 게 있다면 그 친구에게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모임에서 그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친구는 가방에서 꺼낸 노트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끄적이고 있었지요. 모임에 나올 때마다 그 친구는 그 노트를 빠짐없이 가지고 다녔습니다. 무엇을 적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새롭게 배웠던 것을 까먹지 않게 적어둔다고 했습니다.
미국으로 이민와서 한동안 연락 않고 지내던 친구와 다시 연락하게 되었을 때, 그 친구는 자신이 기록해놓은 노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동안 기록해놓았던 노하우로 강의를 하며 멘토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약간 한 방 먹은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허투로 보내버린 것 같은 시간 속에도 조금씩은 내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 내가 행복을 느낀 순간, 남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기록해 놓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지요. 제가 기록하지 않고 보내버린 시간은 하늘의 구름같이 사라져 버렸지만, 기록하고 정리해두었던 친구의 시간은 강좌를 열 수 있는 소중한 자원과 지식이 되었습니다.
일단 시작해요
기록은 정보가 되고, 정보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고, 꾸미기를 좋아해서 블로그 편집부터 알아가고 싶은 게 투성이지만, 일단 시작해놓고 천천히 한걸음씩 나아가려고요. 우선 블로그를 열고 첫 포스팅을 작성하는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면, 하나의 포스팅이 그 후에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 더 알아갈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니까요.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일단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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