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쉽게 나만의 토양 만들기
토양은 작물의 생장과 수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텃밭 작물이 건강하게 크기 위해서는 작물이 사는 집이라 할 수 있는 흙이 건강해야 하죠. 하지만 텃밭 가득 채울 좋은 상토를 사는 건 비용이 만만치가 않을뿐더러 구입한 흙은 내용물의 혼합 비율을 알기도 어렵습니다. 저렴한 흙을 사서 쓰면 될 것 같지만, 브랜드별로 품질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싸구려 흙은 흙보다 나뭇가지가 더 많기도 합니다. 비용도 아끼고 양질의 토양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레시피 알려드릴게요!
토양 준비를 위한 필요한 재료는?
최적의 배양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퇴비 (Compost), 피트모스 (Peat Moss), 버미큘라이트 (질석; Vermiculite). 이 레시피는 제가 개발한 게 아닌, 스퀘어풋 가드닝의 창시자 멜 바르톨로뮤가 추천한 배양토입니다. 스퀘어풋 가드닝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확인해 주세요.
퇴비는 토양에 영양분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재료입니다. 퇴비는 유기물이 가득한데, 이 유기물이 흙과 작물을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흙 속에는 세균, 곰팡이, 효모 같은 수많은 미생물이 사는데, 이 미생물이 유기물을 먹고 무기물로 배설을 하고, 이 무기물은 식물 성장의 필수 양분이 된답니다. 뿐만 아니라 흙 속의 유기물들은 흙알갱이와 뭉쳐서 틈새를 만들어 공기와 물이 잘 통하는 건강한 토양을 만듭니다.
피트모스는 수백만년동안 늪지대의 갈대나 이끼 등이 퇴적되고 부숙 되어 흙처럼 된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피트모스를 사보면 잘잘한 갈색 지푸라기처럼 생겼는데, 매우 가볍고 입자가 작습니다. 압축된 형태로 팔기 때문에 봉투에서 꺼내어 펼치면 부피가 2배가량 늘어납니다. 피트모스는 흙을 가볍게 만들고 수분을 잘 머금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피트모스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 코코피트(coconut coir)로 대체 가능합니다.
질석(버미큘라이트)은 결정구조를 가진 광물을 고온에서 가열 및 팽창시켜 만든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팝콘 같은 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광물을 팽창시켰기 때문에 사이사이 균열이 많아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따라서 흙에 질석을 섞으면 통기성과 보수력이 좋아집니다. 질석에는 식물재배에 필요한 칼륨, 칼슘, 마그네슘, 암모늄이 포함되어 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재료들을 어디서 사야할까요?
살고 계시는 동네에 농장, 식물원, 가든 센터가 있다면 봉투나 대용량으로 팔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Plant Farm 이 있어서 거기서 퇴비를 종류별로 사 왔습니다. 퇴비를 사실 때는 다양한 유기물을 텃밭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퇴비를 사시는 걸 추천드려요. Leaf compost, mushroom compost, cow manure, chicken manure, vermicompost 등 다양한 종류를 파니 근처에서 어떤 걸 파는지 확인해 보시고 적어도 두 종류 이상 사 오세요.
로컬 팜이 없다면, 대형 매장을 둘러보셔도 좋습니다. Home Depot, Lowes에서는 퇴비, 피트모스, 버미큘라이트 모두 판매합니다. 저는 올해 홈디포에서 피트모스와 버미큘라이트를 샀는데,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무료배송도 해주니 집에서 편히 받아보실 수도 있겠네요.
버미큘라이트의 경우, 알갱이의 크기에 따라 fine, medium, coarse 세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텃밭에 제일 좋은 크기는 coarse grade입니다. 큰 알갱이가 가장 보습성이 좋고,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큰 알갱이의 버미큘라이트는 구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주변에서 구하기 어렵다면 온라인으로 구매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구매했던 아마존 링크 공유해 둘게요.
세 가지 재료 중 퇴비는 유일하게 구매하지 않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퇴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할게요.
최적의 배양토를 만들기 위한 혼합 비율은?
책자에서 추천하는 멜 믹스의 기본 혼합 비율은 퇴비:피트모스:버미큘라이트 = 1:1:1입니다. 이때 비율은 부피 비율입니다. 저는 구매할 때 큐빅 피트(cuft) 단위로 구매했는데요. 텃밭의 부피를 계산해 각 재료를 1/3씩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세 가지 재료 중 피트모스는 압축된 형태로 팔기 때문에 필요량의 절반 정도를 사시면 됩니다.
구매를 하지 않거나, 대용량으로 사서 각 재료의 부피를 알기 어려운 경우, 양동이로 각각을 동일한 부피로 퍼서 섞어주면 됩니다. 5갤런짜리 양동이에 가득 채우면 0.668-cuft 정도 된다고 하네요. 12 양동이면 4x4-foot 6-inch 텃밭을 채울 수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만든 텃밭은 4x8-foot 텃밭의 9-inch 정도를 채워야 했기 때문에, 총 24 cuft의 흙이 필요했는데요. 따라서 각 재료를 8 cuft 만큼 사야 했습니다. 피트모스는 3 cuft짜리 봉투 2개를 샀고 (압축이 풀리니 12 cuft정도 채울 수 있어서 쓰고 남겼습니다), 버미는 2 cuft 봉투 4개, 컴포스트는 1 cuft 봉투 8개를 샀네요.
텃밭용 흙을 직접 만들면 원예용 상토를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무엇보다 흙의 상태가 좋기 때문에 작물이 정말 잘 자라요. 봉투로 흙을 사시면 편리하긴 하지만, 비율도 확실히 알 수 없고, 브랜드마다 품질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건강한 채소를 키울 생각이라면 흙을 만들어서 텃밭을 채우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직접 흙부터 만들어야 하는 노력이 들기는 하지만, 한 번 잘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건강한 작물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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