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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기

스퀘어풋 가드닝 (Square Foot Gardening): 작은 공간에서 더 많은 채소를 기를 수 있는 효율적인 농사 방법

by 우미_뺘미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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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텃밭에서 더 많은 채소를 기르고 싶다면

처음 농사를 짓거나 주말 농장을 이용한다면 텃밭 크기가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죠. 하지만 이런 한정적인 공간에서도 수확량을 두 배로 늘려볼 방법이 있다면 혹 하지 않나요? 스퀘어풋 가드닝 (Square Foot Gardening)이라는 방법 소개합니다. 줄여서 SFG라고 부를게요. 이 방법은 누구나 쉽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농법인데요. 채소들을 최대한 촘촘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심어서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치로 수확을 얻는 방법입니다. SFG에 대해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스퀘어풋 가드닝 (Square Foot Gardening)이란

SFG는 1 제곱피크 박스를 만들어 각 박스마다 작물들을 심고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미국의 한 농부리지 공학도였던 멜 바르톨로뮤가 누구든지 쉽게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개발한 방법이라고 하는데요. 텃밭을 생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농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측량법은 피트와 인치를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생소한데, 30 cm x 30 cm 크기의 사각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중에 할 거 없으면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나 짓고 살지, 뭐" 이런 마인드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슷했나 봅니다. SFG를 발명한 멜 아저씨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평생 공학도로 일하다 은퇴 후 농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사'나' 짓고 살기엔 농사가 만만치 않죠.. 천상 공학도였던 멜 아저씨는 전통 농사법의 비효율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농사를 짓는데 비어있는 죽은 공간이 너무 많았고, 비료는 왜 이렇게 많이 뿌리며, 왜 한 줄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잡초 뽑는 일이 너무 싫었습니다.

결국 그는 더 촘촘하게 심고 가꾸는 시간은 줄일 수 있는 SFG를 개발해 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농부들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example of square foot gardening
스퀘어풋 가드닝을 이용한 나의 텃밭

스퀘어풋 가드닝의 장점

우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은 사각형으로 공간을 나눠서 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최대한 빈 공간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덕분에 4 x 4 피트의 작은 공간만 있더라도 2인에서 4인 가정이 먹을 수 있는 채소양이 충분히 나온답니다. 저는 욕심부려서 첫 시작부터 4 x 8 피트의 텃밭을 만들었는데, 채소가 (특히 상추가..) 차고 넘쳐서 수확철에는 이웃들에게 나누어 줬어야 했답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측면입니다. 밑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SFG는 기존의 흙이 아닌 멜 믹스(Mel's Mix)라고 불리는 DIY 흙을 사용해서 농사를 짓습니다. 멜 믹스는 배수가 잘 되지만 동시에 물을 머금고 있는 능력도 있어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비료도 많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제적입니다. 

 

세 번째는 잡초 제거를 자주 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효율을 중시했던 멜 아저씨가 개발한 농법답게 SFG는 잡초가 현저히 없습니다. 애초에 멜 믹스에 잡초 씨앗이 없기도 하거니와 비료를 많이 주지 않기 때문에 잡초가 폭발적으로 자라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비어있는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끔가다 한 두 개 나 있는 잡초를 제거해 주는 게 다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소한 장점이지만, 저에게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텃밭이 예쁘다는 것입니다. 이건 솔직히 사람마다 미적 감각이 다를 거라서 모두에게 장점은 아닐 수 있지만, 네모네모 안에 각각 다른 채소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텃밭에 매일 가게 되더라고요. 아무 일 안 하고 정원에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답니다. 

raised bed with square foot grid
스퀘어풋 가드닝을 위해 격자를 만들어놓은 텃밭

스퀘어풋 가드닝 시작하기

박스 만들기: 텃밭의 위치를 잡고 텃밭이 될 상자(raised bed)를 만들어줍니다. 저희처럼 나무를 사서 직접 만들어도 좋고, 미국에서는 키트로도 raised bed를 많이 판매하니 키트로 구매하셔서 조립하셔도 괜찮습니다. 스퀘어풋 가드닝 책자에서 안내하는 가장 기본적인 크기는 4 x 4-foot 너비, 6-inch 높이의 박스입니다. 그리고 1 x 1 피트 크기로 격자를 만들어줍니다. 이 격자가 SFG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멜 믹스 만들기: 일반적인 흙이 아닌 멜 믹스를 만들어 텃밭에 채워줄 겁니다. 멜 믹스는 피트모스(Peat Moss), 버미큐라이트(Vermiculite), 퇴비(Compost)를 1:1:1로 섞어서 만듭니다. 이렇게 흙을 만들어주면 통기성도 좋고, 수분도 잘 머금고 있으며, 영양분도 충분한 토양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채워진 텃밭은 주기적으로 퇴비를 채워서 영양분을 추가해준다면 10년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작물 배치: 각 사각형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지 배치를 구성합니다. 이 때 각 작물의 크기를 고려해 크기가 큰 작물을 북쪽에 배치하고, 크기가 작은 작물을 남쪽에 배치합니다. 키가 큰 작물의 그늘이 작은 작물들의 생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치하기 위함입니다. 또, 각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공간을 고려해, 각 사각형에 몇 개의 작물을 심을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6-inch (15 cm) 간격으로 심어줘야 하는 상추는 한 사각형에 4개 심을 수 있고, 좀 더 촘촘히 심을 수 있는 시금치는 한 사각형에 9개를 심을 수 있습니다. 각 작물의 간격은 씨앗봉투 뒷면에서 확인하거나, 스퀘어풋 가드닝 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퀘어풋 가드닝을 이용한 상추 심기
한 격자에 심은 상추


스퀘어풋 가드닝(Square Foot Gardening)은 작은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한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한정적인 텃밭에서 노동은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면 텃밭 가꾸기가 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SFG 방법으로 채소 키워보시기를 적극 권장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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