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머타임 (일광 절약 시간제) 2023년 폐지 되나요

일광 절약 시간제란?

일광 절약 시간제, Daylight saving time (DST)는 유럽에서는 서머타임제(summer time)로도 불리는데, 해가 긴 여름철 동안 1시간 앞당겨서 시각을 사용하는 제도입니다. 봄에 시간을 앞당기고, 가을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해서 "spring forward, fall back"으로 흔히들 말합니다. 이 때문에 늦겨울에 하루가 23시간인 날이 생기고, 가을에 하루가 25시간인 날이 있어요.

 

미국에서는 3월의 두 번째 일요일에 오전 2시가 3시로 변경되고, 11월의 첫 번째 일요일에 오전 2시가 1시로 변경됩니다. 처음 미국 왔을 때, 이걸 몰라서 자고 일어났는데, 핸드폰 시간과 벽시계가 안 맞아서 당황했었더랬어요. 핸드폰 시간은 자동으로 DST에 맞춰서 변경되지만, 벽시계는 수동으로 고쳐주어야 했습니다. 올해는 11월 6일에 일광 절약 시간제가 해제됩니다. 

 

따라서 3월에서 11월까지는 한국과 미국 동부(EDT, Eastern Daylight Time)의 시차는 13시간, 11월에서 3월까지 한국과 미국 동부(EST, Eastern Standard Time)는 14시간 차이가 납니다. 

일광 절약 시간제 적용날짜

 

일광 절약 시간제가 시작된 이유

일광 절약 시간제가 농부들을 위해 적용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사실 농사를 지을 때는 시계의 시간보다는 실제로 해가 뜨는 시간과 계절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광 절약 시간제가 적용된다고 해도 별로 득이 되는 바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일광 절약 시간제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적용되었다고 해요. 일찍 해가 뜨는 여름철에 해에 맞춰 일찍 일어남으로써 해가 지고 나서 한 시간은 석탄을 덜 때도 된다는 논리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게 되면 양초를 덜 쓰게 된다는 말을 했다는데, 시간을 당기자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전쟁 이후 일광 절약 시간제가 잠시 없어졌던 시절도 있었으나, 겨울철 아이들이 너무 어두운 아침에 학교를 가야 한다거나 출근 시간이 너무 어둡다는 불평이 들려와 일 년 후 다시 재개되었다고 합니다. 

 

일광 절약 시간제 포스터

일광 절약 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주

일광 절약 시간제는 미국 전역에서 대체로 적용하고 있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애리조나 주와 하와이 주에서는 일광 절약 시간제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미국령인 사모아, 괌, 북 마리아나 제도, 푸에르토리코, 버진아일랜드는 표준시간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적도 근처의 섬나라들은 겨울철이나 여름철이나 낮 시간의 길이가 별로 다르지 않아 일광 절약 시간제를 적용한다 해도 이득이 없습니다.

 

일광 절약 시간제의 폐지

올해 3월 15일, 일광 절약 시간제을 폐지하자는 의결이 상원의원의 만장일치를 받고 통과되었습니다. 선샤인 보호법(Sunshine Proteciton Act)이라 불립니다. 정확히는 폐지라기보다는 3월에 한 시간을 당기는 서머타임을 적용 후, 그 이후부터는 시간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내용인데, 해당 법이 통과되면 2023년부터 적용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원의원은 조용한 상태입니다. 즉, 아직까지는 일광 절약 시간제는 계속된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은 시간이 바뀌면 일주일 정도는 적응하느라 힘들어합니다. 저 역시도 한국과 시차가 바뀌어서 한국에 계신 지인, 가족들과 연락할 때 상당히 헷갈리곤 하는데, 시간 변동 없이 쭉 같은 시간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광 절약 시간제를 적용하면 수동으로 고쳐야하는 벽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