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나이퀼(NyQuil)로 닭을 요리한다는 기상천외한 생각
눈을 의심할 만한 닭요리 레시피가 있습니다. 종합감기약 나이퀼에다가 닭을 절여서 익히는 요리라는데요. '슬리피 치킨(Sleepy Chicken)' 혹은 '나이퀼 치킨(NyQuil Chicken)'이라 불리는 이 요리법은 유튜브, 트위터 등의 SNS에 떠돌며 심지어 틱톡에서는 챌린지가 유행한다고 하네요. 영상에서는 아내가 아프니까 '슬리피 치킨'을 만들어줄 거라면서 닭가슴살이 올려진 팬에 감기약을 콸콸 쏟아부었습니다. 심지어 요리하면서 연기를 맡으면 졸리다는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완성된 닭가슴살 요리는 감기약 색 때문에 초록색을 띠었습니다. 퍽퍽한 닭가슴살에다 초록색이라니, 저라면 절대 거절입니다. 하지만 한 트위터는 '와이프가 슬리피 치킨을 해준다면 그 여자는 무조건 잡아라'라고 했다네요 (잡아서 신고해라라는 뜻이었을까요).
나이퀼이란?
나이퀼(NyQuil)은 미국 약국이나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감기약입니다. 주성분으로는 진통 및 해열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항히스타민제인 독시라민(doxylamine, 코막힘과 목 아픔), 진해 (기침 억제) 성분인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이 있습니다. 아직 먹어본 적은 없지만, 먹고 나면 항히스타민 성분 때문에 많이 졸리다고 해요. 아시는 분은 시럽제가 달아서 맛있다고도 했어요. 졸음이 덜 오는 버전인 데이퀼(DayQuil)도 있습니다. 수면제만큼 잠이 오는 약이기에 해당 시럽으로 만든 닭요리가 '슬리피 치킨'으로 불리게 된 것 같습니다. 번외로 매트릭스에서 나왔던 빨간약 파란 약이 데이퀼, 나이퀼이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무근입니다.
FDA의 경고
해당 SNS 트렌드에 대해 FDA가 위험한 레시피라며 일반의약품(Over-the-counter drug, OTC drug)을 이용한 챌린지를 경고했습니다. 가열해서 휘발시키면 농축되어 권장량보다 많은 양을 먹게 될 뿐 아니라, 단순 호기심으로 먹지 않고 따라 하기만 하더라도 휘발된 약품을 호흡기로 마실 수 있어 폐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애초에 증기로 만들어 공기 중으로 마시게 만들어진 약품이 아니니까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의약품 라벨에 적혀있는 복용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위험합니다. FDA는 해당 페이지에서 아이들이 온라인 트렌드를 보고 함부로 따라 하지 않도록 주의시켜 달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트렌드 이전에도 일부 약(이름은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을게요)을 과다 복용하면 환각 증상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이 퍼져나가 청소년들이 응급실에 가거나 심한 경우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고 해요. 어떠한 형태로든 용법과 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약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볼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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